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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3시간만에 귀가 조치 당혹감 못감춘 고3 교실

등교수업 강행이 부른 파행… "이럴줄 알았다"

 

"감염 학생 발생" 담임교사 설명에
아이들 당혹·짜증 섞인 반응 쏟아내
"교육부는 안전보다 입시가 중요"
"위험 알린 교육감 의견 들었어야"


직업을 속인 인천 학원강사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속출하면서 20일 시작된 인천지역 고3 등교 수업이 파행을 보였다.

인천지역의 경우 초·중·고 학생 감염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등교 수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교육부가 강행해 큰 혼란만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20일 오전 10시 50분 인천 남동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3학년 협의실로 급하게 소집된 교사들은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교감의 지시를 듣고는 놀라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즉시 귀가', '집에서 대기할 것', '등교 재개 여부 추후 안내' 등의 간단한 지시만 받은 교사들은 당황할 겨를도 없이 각 반으로 급하게 흩어졌다.

교감 선생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이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설명을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3학년 9반 담임교사가 "미추홀구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 학생이 발생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자 학생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책을 다시 챙겨가야 하느냐", "내일 수업과 시험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쏟아냈지만, 교사는 "따로 알려주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학원강사발 코로나19 확산 위험 속에서 시작된 인천지역 125개 고등학교의 등교 수업이 인천시교육청의 귀가 명령에 따라 등교 첫날 2시간여만에 중단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125개교 가운데, 5개 자치구 66개 학교에서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반가운 선생님, 친구들과 만남의 기쁨도 잠시 지역사회에서 제기된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고3 학생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며 어른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11시가 되자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한 학생은 "이럴 줄 알았다. 도대체 오늘 뭐 하러 나온 거냐"고 짜증 섞인 말을 했고, 다른 학생은 "밀린 과제를 하느라 밤을 새웠는데 안타깝다"며 허탈해 했다. "배가 고픈데 밥도 못 먹고 간다"고 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는 선생님의 당부도 교문 밖에선 소용이 없었다. 학생들은 교문 밖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날 벌어진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교문 밖에서 만난 한 학생은 "인천에서 이 난리가 났는데도, 학교를 나오라는 걸 보면 교육부는 안전보다 입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부분 학생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입시 일정을 연기하지 않으려는 교육부가 언론보도를 통제하고 있다"는 괴담마저 돌고 있었다.

이날 학생회는 "다 같이 힘을 내자"며 초콜릿을 등교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는데, 80일 만의 기분 좋은 첫 등교일이 허탈함으로 바뀌는 데는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학교 교장은 "교육부가 인천의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걱정했다. 그는 "아무리 입시가 중요하다 해도 학생들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있겠냐"면서 "교육부가 대입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 어제까지도 등교가 위험하다고 알린 수도권 교육감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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